솟대
김성룡
짙어가는 가을
치솟는 그리움이
청사초롱 밝혀 들고
바이칼을 향해 날아간다
/ 전주 한옥마을에서
Note : 솟대가 북쪽을 향하는 이유 (발췌)
/ 이관호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
솟대 위의 새가 바라다보는 방향은 북쪽이다.
북쪽은 바로 우리나라에서 보면 시베리아 바이칼 호 방향을 가리킨다.
천해라 불리는 바이칼 호는 우리민족의 시원을 품고 있다.
바이칼 주변의 ‘브리핫트 공화국’에 이런 설화가 있다.
‘부근에 살던 사람들이 인구가 늘어나자 한 부족의 족장이 그를 따르던 풍백과 우사 등 300여명을 이끌고
동쪽으로 내려갔다’는 내용이다.
우리 역사서의 환단고기나, 환웅의 개국신화를 보면 한웅이 풍백과 우사 등 3,000여 무리를 이끌고 태백산
신단수를 통해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내용과 일치한다.
다만 거느린 사람의 숫자가 다를 뿐이다.
이렇게 볼 때 솟대는 우리 민족의 시원인 바이칼 부근으로 돌아가려는 귀소 본능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장대에 서있는 새는 기러기이다.
기러기는 시베리아와 바이칼 부근에 살다가 날이 추어지면 한반도로 날아와 겨울철을 보내고
이듬해 봄이 되면 다시 자기가 살던 곳으로 돌아간다.
이런 기러기의 모습에서 고향을 등지고 떠난 민족의 고향에 대한 향수와 염원을 발견한 것이다.
솟대는 하늘을 나는 새를 통하여 고향을 지향하려는 우리 민족의 간절한 염원을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