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자화상부自畵像賦

그 서풍 2015. 11. 26. 14:15

 

 손영란 화백의 자화상 Oil on canvas (33.4*24.2) 4F, 2011

 

 

 

자화상부自畵像賦 

                         김성룡

 

편 한대로 세운 무릎을 베개 삼아

쪽잠에 빠진 여인의 얼굴에

지난 노고의 숨결이 혼곤하다

 

야심한 밤 지새우며 흐드러진

정원을 꿀벌마냥 들락거렸구나

흰 소매와 팔꿈치 넘어

푸른 치마에 꽃가루가 분분하다

 

행색은 비록 초라해 보이나

형편은 기품 있는 저 여인

 

쉬잇, 바람아 숨을 죽여라

햇살아 고개를 돌려라

개구쟁이들도 저리 가거라

 

아득한 꿈길에서 조차

팔레트를 펼쳐 드는 그녀가   

지금 마네의 화실에 초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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