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란 화백의 자화상 Oil on canvas (33.4*24.2) 4F, 2011
자화상부自畵像賦
김성룡
편 한대로 세운 무릎을 베개 삼아
쪽잠에 빠진 여인의 얼굴에
지난 노고의 숨결이 혼곤하다
야심한 밤 지새우며 흐드러진
정원을 꿀벌마냥 들락거렸구나
흰 소매와 팔꿈치 넘어
푸른 치마에 꽃가루가 분분하다
행색은 비록 초라해 보이나
형편은 기품 있는 저 여인
쉬잇, 바람아 숨을 죽여라
햇살아 고개를 돌려라
개구쟁이들도 저리 가거라
아득한 꿈길에서 조차
팔레트를 펼쳐 드는 그녀가
지금 마네의 화실에 초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