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솔머리 업데이트

그 서풍 2015. 11. 2. 23:07

 

/ 부안 내변산에서 촬영

 

 


솔머리 업데이트                                  

                             김성룡


털모자가 트렌치코트로 맵시 부린

그대를 어제 밤에야 만났다 

유난스럽게 도덕경과 반야심경을 

고집하는 검은 눈동자 

한 우리 안의 空과 色, 

웅웅 메아리지는 독경 소리,

현빈玄牝의 골짜기를

굽이 굽이지는 물소리에

천막안의 전구가 닥종이 빛을 띤다

쓰고 써도 마르지 않는 샘물을

길어 올리는 일은 아득하기만 하다

담장에 장두 감이 하품을 하고

애기국화 무거워진 머리 서로 기대어 선

짙어가는 솔머리* 가을밤

이윽고 별들이 가물가물 초롱불을 내 걸었다.


Note :

솔머리는 용아 박용철 시인의 생가가 있는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촌동의 옛이름이다.

광산 문화원에서 平田 송수권 시인을 초빙하여

가을 학기에 8주간의 시창작교실을 운영하였다.

자신의 시의 바탕이 노자의 도덕경과

불가의 가르침 속에 있다 하였다.

반짝이는 검은 눈의 평전 선생과의 만남,

솔머리 학당의 인상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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