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무등을 오르며 1

그 서풍 2015. 12. 31. 16:35

 

/ 무등산 입석대 주상절리의 위용, 천연기념물 제465호

2015년 세밑에 찾은 무등이 진세는 아랑곳없이 저리 의연하기만 하다.

 

 

무등을 오르며 1

                               김성룡

 

바튼 숨 잡아끌며 옛길로 서석대를

오르는 길 참참, 까마귀가 인사를 한다

 

무얼 그리 서두르는가

한숨 돌려도 백년이지

잠깐 다리쉼을 하고 가게나

 

털조장나무는 찾아보았는가

쉿, 하늘다람쥐가 제금살이한다는 게

 

안부 뜸한 사이 넉넉해진 무등의 품

원효 계곡의 물소리가 한층 걸걸하다


서로 어깨를 기대고 체온을 지키려는 

다부진 포옹이 없었다면

의연하게 포개어 선 주상절리 

모진 비바람을 헤쳐 나올 수 있었을까

 

성큼성큼 익어가는 산마루에

벗은 나무와 선돌, 사람이 어우러져

펼치는 화엄이 등등하다

피안의 세상이 바로 예 있구려!

 

 


 

*무유등등無有等等 : 반야심경 ‘무등등(無等等)’에서 어원을 찾는다. 부처님은 세간의 모든 중생과 같지 않으므로 무등등(無等等)한 것이요, 

부처님이 가장 높은 자리에 있어서 견줄 이가 없다는 뜻으로 ‘무유등등’은 부처 아래 있는 모든 만인은 절대평등하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어원에서 시작된 무등산(無等山)은 광주의 진산(鎭山)이자 모산(母山)으로 백제 때는 ‘무진악’으로 고려 때는 ‘서석산’으로 조선시대에는 ‘무등산’이라 불리었다.

무등산은 ‘비할 데 가 없이 높은 산’ 또는 ‘등급을 매길 수 없는 산’이기도 하고 그 반대로 ‘너와 내가 같은 산’이라는 평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無有等等’과 ‘無等山’은 오랜 세월 속에 면면히 스며들어 이제는 광주의 정신이자 상징이 되었다.


 

 

/ 무등산 서석대 주상절리 해발 1,100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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