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송시

서풍부 / 김춘수

그 서풍 2017. 4. 10. 11:41


황산 투어, 화산 미굴 가는 도중에 촬영



서풍부西風賦

                                                    김춘수

 

너도 아니고 그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데……

꽃인 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

간다 지나간다. 환한 햇빛 속을 손을 흔들며……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온통 풀 냄새를 널어놓고 복사꽃을 울려놓고 복사꽃을 울려만 놓고,

환한 햇빛 속을 꽃인 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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