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주 수목원에서
올챙이 무서운줄 모르는 개구리
김성룡
얘들아, 올챙이 잡지마라
올챙이 시절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니
너희도 실은 올챙이란다
연못에
수련이 고개 내밀고
물풀이 자라고
잠자리 빙빙 나는 것
실은 올챙이 때문이란다
가끔 꼬마물떼새도 놀러 오질 않니
너희가 지금껏 튼실한 것도
연못이 있었기 때문이란다
이곳에서 언젠가 꼬리를 떼고
너희도 개구리 되는 것, 아니겠니
무엇보다
올챙이 무서운 줄 모르는
염치없는 개구리는 되지 말아야지
얘들아, 올챙이 놓아 주렴
에워싼 노랑붓꽃의 눈총 따갑지 않니
/ 오월 어느날, 나주 수목원에서 촬영
Note : 그곳에 가면 조그만 연못이 놓여 있습니다.
바로 곁에 정자가 있어 가끔 바람처럼 머물다오곤 합니다.
그 하루 햇살 눈부시던 날, 이 녀석들이 올챙이 잡이에 열중하고 있더군요.
" 어어, 잡았다! 형아 뭐야?
응, 올챙이. 어디어디?"
올챙이에 혹한 세 녀석이 금방 연못에 빨려들 것 같았습니다.
나의 수줍던 올챙이 시절을 함께 담아 왔어요.
아, 멜스... 행복한 주말 맞으세요^)^
/ 마침 고개를 빼꼼히 내민 수련
/ 보라색 붓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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