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새끼손꾸락 몽니부리다

그 서풍 2015. 5. 8. 16:17

 

// 월출산의 오월

 

 

       새끼손꾸락의 몽니

                                     김성룡

 

       며칠 전 왼쪽 새끼손꾸락이 몽니를 부렸다

       그것도 작심한 듯 대놓고 선언했다

       이제 무작정 손톱을 깎이지 않겠노라고

 

       이삼일 괜찮았다

       사오일 견딜 만 했다

       이윽고 일주일이 지났다.

 

       귓속이 가려울 때

       콧속을 후빌 때

       목덜미를 긁을 때

        예리한 사고를 치고 말았다

 

       한날 한시에 태어났지만

       제일 약골인 새끼가

       그만 어긋장을 놓고만 것이다

 

       피아를 구분 못하는 어리석은 녀석

       지금이 감히 어느 때라고

       나머지 아홉 개가 일제히 윽박질렀다

       이놈의 새끼, 너 혼 좀 나볼래?

       이 종북 놈의 새끼야!

 

 

         Note : 한 배에서 나온 한 몸에게까지 수가 틀리면 

         너무 쉽게 종북딱지를 가져다 붙이는 대한민국의 오늘,

         그들의 몽니와 어긋장이 가관이다.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로는 우리의 통일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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