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춘 추위가 시샘을 부리는 산정제에서 촬영
겨울 축제
김성룡
꺾어진 대로 휘어진 대로
멀뚱하게 서 있는 대로
그대로 그렇게 생긴 대로
그들만의 축제가 한창인 겨울 연못에
바람 따라 흰 구름이 성큼 찾아왔다
그대로 이렇게 정처 없는 대로
제 멋에 겨워 서성이는 길손이
석양을 등에 지고 넌지시 찾아왔다
한 세상 사는 게 대수인가?
그대로 그렇게 생긴 대로
한바탕 살다가 가라시구려
꺾어진 대로 휘어진 대로
멀뚱히 서 있는 대로
그대로 그렇게 사노라면
나날이 사는 게 축제인 것을!
Ravel's Bolero // Thijs Van L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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