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상징 '앙코르와트'의 중앙성소, 힌두교 '비슈누' 신에게 바친 사원으로 크메르왕조인 수르야바르만 2세 (재위1119~1150) 때 건립되었다. 옥수수처럼 생긴 중앙탑은 65미터이며 세상의 중심인 메루산을 상징한다. 세계문화유산으로 7대 불가사의 가운데 하나 이다.
마침 연못에는 붉은 가시연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물 위에 뜬 사원
김성룡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되고
그러니까 안 되고
한사코 안 된다고
도리질을 하는 진흙땅에
말뚝 먼저 박고
지축을 흔들며 절구질을 하였으리라
천 년 전
이 땅의 사람들은
괴물 불가항력을 때려 눕혔다
그의 심장을 도려내고
뜨거운 선혈을 제단에 쏟았다
태양신 비슈누*에게 바치는
숫처녀와 같은 제물
거대한 바윗돌을
쪼개어 나르고
쌓아 올리며 쓰다듬듯 새기고
사방 해자에 땀방울로 물길 돌리고
마침내 들어난
크메르 왕조의 걸작
허허 벌판을 가로지른
수르야바르만*의 이상향
신들과
왕과
백성의 요람
앙코르 와트!
시커먼 돌덩이들의 함성 앞에서
털썩 무릎을 꿇는다
껍데기를 벗어 던진다
되새김할수록 불가사의한 존재
인간
미완未完이기에 더욱 간절한
그의 사랑!
* 비슈누 : 다신교인 힌두교의 제일의 신, 창조의 신이며 태양신으로 추앙받는다
* 수르야바르만 : 크메르 왕조 수르야바르만 2세를 지칭하며 앙코르와트를 건립하였다
note : 앙코르와트 앞에서 필자 그서풍(그린비), 크메르 왕조의 고도 씨엠립을 찾은 것은
2012년 3월 중순으로 건기의 막바지 무렵이었어요. 사진에서만 보았던 앙코르와트는 나에게 거친
풍랑을 일으키며 해일처럼 휘몰아쳐 왔습니다. 그 물결에 부초처럼 휩쓸려 다닐뿐이었어요.
사진을 정리하고 여행 후기를 쓰면서도 앙코르와트 앞에만 서면 엄두를 잃고 엉거주춤하였지요.
관련 서적을 읽고 웹 서핑을 거듭할 수록 늘어선 시커먼 돌덩이들이 아가리를 벌리고
쏟아내는 소리들에 그만 귀머거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종종 사진을 보며 회상하곤 했는데 오늘에야 비로소 그 마법에서 벗어나
감상문을 쓸 수 있었습니다. 이제야 간절함이 통한 것일까요.
삼 년 간의 짝사랑 끝에 부른 나의 연가인 셈 입니다.
앙코르 와트를 일러 불가사의라고 합니다. 그런데 실은 그 불가사의를 빚어낸
인간, 그리고 그의 사랑이 더욱 불가사의하다는 걸 이제야 깨달은 것입니다. ^)^
메르스, 간절함이 통하면 물리칠 수 있습니다. 여러분 힘 내십시다!
앙코르와트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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