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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운한 설날
김성룡
설날 차례 상, 어머니 손때 절은
사기대접이 포만감으로 흐뭇하다
뽀얀 국물 위 두부가 나룻배를 띄우면
토실한 북어가 아랫배 디밀고 노를 젓는다
노질을 방해하는 것은 필시 토란이다
어머니의 차례 상에서 북어장국은
홀로 만경파萬頃波를 이끄는 등대같았다
차례를 끝내고 음복을 하신 아버지
북어장국으로 속 풀이하며 아우, 개운하다!
지켜보던 밥상이
일제히 제비세끼마냥 달싹거렸다
어머니 손맛 닮은 형수가 장국을 끓이고
아버지 입맛 닮은 식구들이 옹기종기
한 목소리로 아우, 시원하다!*
한 해가 개운開運하기 바라는 설날아침,
어머니 두레밥상에 둘러앉은
얘기꽃이 두런두런 홍매처럼 벙글었다.
* 개운하다 : 상쾌하고 가볍다, 산뜻하고 시원하다.
개운開運하다 : 좋은 운수가 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