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파스카의 봄

그 서풍 2016. 3. 7. 12:46



   파스카의 봄

                           김성룡

 

   버들강아지 기지개 켜는

   광주천에

   해오라기 한 마리 깃을 여민다


   그날을 거슬러 올라가면

   여울지어 흐르는 물줄기가

   소스라친 이야기 고개 돌려 늪을 이룬다


   누군가 여윈 가슴 헤집으며

   쏟아 놓은 넋두리가 급물살 이루고

   저 혼자 속울음 눌러 삼키며

   물그림자 휘둘러 부르짖지 만은 않았다

   

   너덜겅이 검은 신음을 

   용틀임하며 우렁우렁 토해낸다

   물푸레나무 맥없이 퍼렇게 자지러들고

   물총새 무담시 목을 빼겠는가

  

   봄비 새록새록 물꼬를 여는데

   파스카의 물굽이 번뜩이며

   초록빛 산야를 성큼 내딛는다.

  

    * 파스카pascha : 영어로 passover.

    '거르고 지나간다'는 뜻의 라틴어,

    성찰과 정화를 통하여 그리스도 부활에

    이르는 사순의 여정을 말한다.




광주천의 물 때 노리는 해오라기, 관련 사이트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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