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평 지석강에서 촬영
겨드랑에 피는 봄
김성룡
삼월, 하고 입가에 올리면
벙긋하게 피어오르는 풍경
두릅나무 흔드는 연두빛 바람이
벽진천碧津川*에 일렁이면
아지랑이 번지는
함지박이 하나둘씩 모여든다
토닥토닥 방맹이 소리
깔깔깔 빨래 헹구는 소리
쫙쫙 싱그러운 봄볕을 끼얹는다
삼월이 징검돌을 따라 기지개를 켜면
수런수런 번지는
상큼한 돌미나리 내음
달크무레한 젖 내음
애기염소 포만감에 발랄하게 언덕을 내달린다
모가지를 길게 빼던 물총새가 화들짝 날아오른다
어느덧 겨드랑에 날개가 꼼지락거린다.
*벽진천 : 고향 마을을 휘돌아 흐르는 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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