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 칠량면 동백리에서 촬영
칠량의 봄
김성룡
만삭의 몸 추스르며 손차양을 하고
새초롬하게 눈 치켜 뜬
달항아리
그곳의 봄은 둥두렷이 찾아온다
낯선 발자국 소리 우리 안의
토종닭들은 요란하게 홰를 치고
양철지붕 밑 삼동을 지난
무시래기 늘어지게 하품을 한다
겨우내 갈라터진 줄기를 따라
수런수런 물오르는 감나무 그늘에서
그악스럽게 꽁무니를 쫓는
때까치 한 쌍
들길에 청매향은 아득히 번지는데
꿀벌은 무시로 잉잉거리는데
속적삼 다소곳한 七樑 여인은
그새 바구니 끼고 봄마중 나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