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칠량의 3월

그 서풍 2016. 3. 14. 11:00


강진군 칠량면 동백리에서 촬영



     칠량의 봄

                                     김성룡

 

     만삭의 몸 추스르며 손차양을 하고

     새초롬하게 눈 치켜 뜬

     달항아리

     그곳의 봄은 둥두렷이 찾아온다

 

     낯선 발자국 소리 우리 안의

     토종닭들은 요란하게 홰를 치고

     양철지붕 밑 삼동을 지난

     무시래기 늘어지게 하품을 한다

 

     겨우내 갈라터진 줄기를 따라

     수런수런 물오르는 감나무 그늘에서

     그악스럽게 꽁무니를 쫓는

     때까치 한 쌍

 

     들길에 청매향은 아득히 번지는데

     꿀벌은 무시로 잉잉거리는데

     속적삼 다소곳한 七樑 여인은

     그새 바구니 끼고 봄마중 나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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