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그 서풍 2017. 3. 27. 18:14


미국 뉴 멕시코주 '뼈들의 계곡'에서, 하늘을 향해 열린 벽, 이밍후 작



                   김성룡

   

그대와 나 사이를

마우스가 번갈아 좌, 우 클릭

물러설 수 없는 벽

촛불과 태극기 나눠들고

또 다른 자기 얼굴을 향하여  

핏대 세우며 삿대질 한다

회를 두른 무덤같이 

굳어버린 벽.


허리 묶인 수족관

한쪽에 메기, 한쪽에 가물치

다가설 수 없는 벽

수 없는 상처 추스르며

잠결에도 발 동동 구른다

돌아누우며 먼 호수에 일렁이는

물결소리에 젖는다

얼마큼 더 피를 봐야겠느냐

철가면 쓴 벽.



'시작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점 하나의 심미학  (0) 2017.04.08
봄바람 홀릭  (0) 2017.04.03
마침내 도서실  (0) 2017.03.23
첫 기적  (0) 2017.03.21
바람개비, 날고 싶다  (0) 2017.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