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
김성룡
쇠백로 한 마리 당돌하다
밤비에 불어난 여울물을 가르며
미끄러지는 물살을 노려보고 있다
그린 듯 캔버스 한 쪽에 비켜서서
벌써 삼일 째 아직 입맛을 다시지 못했다
거슬러 오르던 힘찬 몸놀림의
은날치는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멀대같은 다리,
부리가 무담시* 애꿎은 날
투덜거리며 햇살이 뛰어 오른다
기척에 놀라 허공을 차고 떠난 빈자리를
그의 시선이 부리나케 쫓고 있다
바람의 손길이 둔치를 쓰다듬다가 지나는
풍영천의 어느 갠 날 오후.
* 괜스레, 까닭 없이, 전라도 방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