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표적

그 서풍 2018. 4. 17. 15:18



표적

                      김성룡

 

쇠백로 한 마리 당돌하다

밤비에 불어난 여울물을 가르며

미끄러지는 물살을 노려보고 있다

그린 듯 캔버스 한 쪽에 비켜서서

벌써 삼일 째 아직 입맛을 다시지 못했다

거슬러 오르던 힘찬 몸놀림의

은날치는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멀대같은 다리,

부리가 무담시* 애꿎은 날

투덜거리며 햇살이 뛰어 오른다

기척에 놀라 허공을 차고 떠난 빈자리를

그의 시선이 부리나케 쫓고 있다

바람의 손길이 둔치를 쓰다듬다가 지나는

풍영천의 어느 갠 날 오후.

  

* 괜스레, 까닭 없이, 전라도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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