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김성룡
한결같은 직립원인
다리는 비록 땅을 비집고 우뚝하지만
그날 여우가 제 태어난 굴을 향해 머리 돌리듯
하나같이 하늘을 우러르지
도대체 저 높은 곳을 쫓아 거리낌 없는 부족
너의 이름 부르기에 한 점 부끄럼이 없어
손을 놓기 바쁘게 창공을 차고 오르는
저 날렵한 몸짓을 보게
그의 고향은 소행성 B612
귀성하는 동동걸음으로 달려가지
어린왕자는 초록별을 어찌 떠나간 것일까
입을 모아 촛불 밝히고
바람실어 덩실 풍등을 날리자
막 내리기 전 먼 여행길에
푸르른 망토 얼비치게 휘날릴 때까지.
※ 대만여행 길에 빗속으로 풍등을 날린 적이 있습니다
산 사람의 염원을 그득 싣고 자신을 불사르는 풍등,
마지막 소멸까지 장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