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통풍

그 서풍 2018. 7. 3. 18:16


담양 죽녹원에서, 대숲에 이는 바람


통풍痛風

                   김성룡

 

바람 끝에 걸린

외마디소리 펄쩍 뛰며 주저앉는다

시제를 마치고 음복을 준비하는

식탁의 다리가 엄지발가락을 스친 것이다

북어포가 떨어져 나뒹굴고

바람 앞의 촛불같이 껑충거린다

너는 내려다 보고

그는 올려다 보고

한순간의 통풍通風

돌풍이 되어 휘몰아칠 줄이야

태산도 들어 옮길 삼십대 후반 청년이

한 점 바람 앞에 맥없이 고꾸라진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 하다는 걸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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