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극락강 산책길 풍경
노란줄을 따라 걷다
김성룡
저녁을 먹고 비 갠 극락강 산책길을
마사이처럼 걷다
키높이 구두를 신은 억새 따라 나서며
엇둘엇둘 발을 맞추다
소풍가는 물줄기 어깨동무하고 재재바르다
길가 물웅덩이에 나들이 나온
하늘과 구름사이 빠끔한 초저녁별,
순간 청과 백의 벼랑 위에서 벅찬 가슴 쓸어내리다
가을을 맞은 전원교향악이
소낙비마냥 쏟아지는 둔치에
저무는 갯버들이 신이나 머리를 풀어 헤치다
한여름 들끓은 소리가 결실의 화음으로
내딛는 구월의 첫날
콧노래가 직립보행 하는 길에
노란줄이 동동거리며 앞장서서 걷다
서역, 가는 길이 이와 같지 않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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