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기수에게

그 서풍 2018. 10. 6. 07:16


2018 전국계간문예지 대전축제장 라온컨벤션 로비에서


기수에게

                              김성룡

 

바람벽에 박차를 가하며

어둑한 골짜기 지나 구름의 다리를 건너

비탈져 경쾌한 능선을 달려보게

어깨를 들썩이는 풍경이

갈기를 휘날리며 함께 내달릴 걸세

길 위에 우뚝한 말은 남을 탓할 겨를이 없지

불끈거리는 근육의 탄력이

달려갈 목표만으로 벅차오르므로

달려갈 목표만으로도 전율이 흐르지

말들의 화려한 잔칫상 앞에서

날개를 펼친 준마는

청사등롱 밝혀들고 제 혈맥을 두드리던

은하의 낭랑한 골목을 기억하지

치열 어긋난 말이 판을 벌이는 마당에

잠자리에서 눕지 못하는 나의 말은

발굽소리 치열하게

페가수스를 꿈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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