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링반데룽의 새벽

그 서풍 2018. 3. 26. 09:11


북극성을 정점으로 회전하는 천체, 캐논 사이트 인용


링반데룽의 새벽

                      김성룡

 

갇히지 않고는 모른다

꼭두새벽 안개의 늪에 빠져

눈앞에서 방향을 놓치고 

다람쥐 쳇바퀴마냥 맴도는 *고통

거친 숨 내쉴 때마다 들뜬 신열을 앓으며

원점을 쫒아 허둥거리는 발길은

미로를 헤매는 듯 아득하다

어느 계곡을 맞닥뜨린다면 벗어날 수 있을까

온몸은 오라에 묶여 혼곤한데

점점 사위어가는 북극성,

길이 부린 최면에 허우적거리며

비상구를 찾느라

억장이 철렁 무너지는 새벽을

열지 않은 이는 정녕 모를 일이다.

 

*Ringwanderung : 환상방황, 등산객이 안개나 폭풍우를

만나 방향을 잃고 같은 지역을 계속 맴도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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